본문 바로가기

번역/번) 악역영애 서민으로 전락하다

2. 버리는 신이 있으면 줍는 신이 있다

2. 捨てる神あれば拾う神あり[각주:1]


 당하게 백화점에 들어가 적절한 가격의 쿠키 상자 3상자를 구매했다. 뼈 아픈 지출이다. 원래 짐이 적었기 때문에 선물이 많아도 별로 불편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좀 힘든데...."

 

 조금밖에 걷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양팔과 다리가 후들거린다. 얼마나 허약한거야. 이건 확실하게 단련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집안의 힘 같은 건 빌릴 생각이 없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스스로 대처해야 하지만 다행히 생전에 여러 가지로 몸을 단련하기도 했고, 친구들의 무모하고 성가신 일에 자주 말려들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있다.

 

"일단 어디선가 쉴까. 밥도 먹고 싶고."

 

 마침, 눈에 띈 찻집에 들어갈까? 외관도 화려하지 않고 내부도 체인점만큼 크지는 않지만, 수수하지는 않은 세련된 느낌의 찻집이었다. 잔잔한 음량의 클래식에 분위기도 차분해서 안정된다. 바로 말하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어서 옵쇼, 혼자인가?"

"네. 아, 카운터도 괜찮아요."

"그래? 그럼 적당히 앉아줘. 메뉴는 거기에 있으니 정해지면 알려주고."

"알겠습니다."

 

 카운터 안에 있는 것은 가게 점장님인가. 약간 흰머리가 보이는 올백 댄디 스타일이다. 나도 저런 얼굴로 태어나고 싶었다. 여자 얼굴 같은 건 농락당하던가 괴롭힘당하던가 둘 중 하나니까. 음, 가장 싼 건 어떤 거지? 으음...이걸로 할까?

 

"실례합니다. 샌드위치 세트 부탁드려요."

"그래. 그건 그렇고 욕심이 없군. 보통 저녁이 되면 좀 더 쓸텐데 말이야."

"정말 돈이 없어서 아껴 쓰지 않으면 이번 달을 넘길 수가 없어요."

 

진짜. 정말로.

 

"아직 3월 초일 뿐인데, 그렇게까지 고생하는 건가?"

"오늘부터 혼자 살아야 돼서요, 현재 남은 돈이 4만5천엔 정도니 이해하시겠죠?."

"아니, 너 말이야. 그 정도로는 1달 버티는 것도 힘들다고."[각주:2]

"그렇네요. 수도세, 전기세에 식비[각주:3]. 나중에 부족한 물건까지 사려면 확실히 돈이 부족하겠네요.[각주:4]"

 

 최악의 경우, 물건을 사는 것은 여윳돈이 늘어난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우선은 아껴서 평범하게 생활을 할 수 있는 때까지 힘내자. 응, 정말 아가씨 아냐.

 

"자, 커피는 블랙으로 괜찮나?"

"괜찮아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덥석, 으적으적. 오오, 빵은 부드럽고 들어있는 야채는 사각사각 씹힌다. 시치킨[각주:5]도 맛이 강하지 않아서 내 취향이다. 진짜로 여기 자주 다니고 싶어졌어. 돈은 없지만. 그리고 아르바이트는 어떻게 할까? 내일 정보를 모으더라도 바로 고용해 줄 장소를 찾지 못할 것 같고. 하아, 한숨이 멈추지 않는다.

 

"잘 먹으면서 한숨을 쉬다니, 재주도 좋군."

"앞으로 일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그래도 밥이 맛있어서 위안이 되네요."

"사오리가 만드는 요리니 당연하지. 그나저나.... 너 여기서 일해보지 않겠니?"

"엣, 괜찮나요?"

 

 확실히 그럴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동정심으로 고용해 주시는 건 마음에 걸리고. 이 가게 점장님, 좋은 분 같고. 하지만 벌지 못하면 살 수 없을 테고.

 

"딱히 동정해서가 아니야. 딸도 학교생활이 바쁜지 도와주지 않아서 말이지. 일손이 부족하거든."

"그런 거라면 기꺼이 하겠습니다[각주:6]. 다만 학원에서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정식 채용은 잠시 기다려 주시겠어요?"

"아, 그런 것도 있었구나. 나 같으면 눈에 띄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

"찻집이니까 같은 학원의 학생들과 만나는 일이 많을 테고 그럴 때 마다 쓸데없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서요."

"그렇군.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구나"

"그래서 오늘은 도와드리는 것으로 할게요. 이걸로 채용할만한지 생각해주세요"

 

 이걸로 도움이 안 된다면 정말 의기소침할 것 같다[각주:7]. 모처럼 인정으로 채용해줄 수 있으니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어쩌면 내 존재가 민폐가 될지도 모르기에 그 이상으로 열심히 해야 겠다.

 

"그러면 나야 고맙지. 마침 폐점 직전이니 주방에서 설거지라도 해 줄래? 내친김에 사오리에게 소개도 하고. 자, 앞치마다."

 

 건네준 것을 재빠르게 입었다. 전생에 가족들 식사까지 만든 적이 있어 집안일이라면 나름대로 자신 있다. 카운터 뒤편의 주방으로 들어가자 한 여성이 작업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사오리 씨겠지. 딸이 있다고 했으니 아마 점장님의 부인일까? 머리는 단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두건을 두르고 있었다. 귀엽게 생기셔서 위화감이 들지만, 이상하게도 잘 어울린다.

 

"사오리, 잠깐 들어줄래?"

"왜? 그 쪽의 아가씨는 누구?"

 

 아이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동안이신데 나이는 어떻게 되실까? 모르고 자매라고 말해도 납득할 만큼 동안이다. 그리고 귀여우시지만 말투가 엄청 무뚝뚝. 굉장한 이다.[각주:8]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 아이야. 그러고 보니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구나."

"그렇네요. 키리사키 코토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헤에"

 

 직업상 착실하게 인사는 잘 한다. 그리고 사과 할 경우에도 하니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건 그렇고 사오리 씨가 흥미롭게 보고 있는 것은 어째서지? 코토네의 기억에서도 이 사람과는 오늘이 첫 대면일텐데. 

 

"그 나이에 야무지구나. 나는 타치바나 사오리(橘 沙織). 그이의 아내란다. 그런데 키리사키라. 어딘가의 아가씨가 아니니?"

"설마, 그렇지? 아가씨라면 집안일이나 아르바이트에 대해 고민하지 않잖아." ※1

"아니요, 말씀하신 대로 아가씨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니까 그 점에 대해선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앗, 둘 다 눈이 동그래졌다. 그야 아가씨가 아르바이트 한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이쪽은 정말로 절실하다. 설령 임금이 낮더라도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두 사람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면 결국 들키게 될 것이고, 불신감이 생기는 것보다는 채용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엣, 진짜로? 정말로 그 제멋대로인 아가씨로 유명한 키리사키가의?"

"이봐, 사오리?"

"역시, 꽤 유명하네요.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분명히 제멋대로[각주:9]인 아가씨로 유명한 키리사키가의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집에서 쫓겨나 절찬절연[각주:10]한 상태니 일반인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뭔가 소문과는 전혀 다르네. 소문으로는 집안에서 편한 자세로 심한 일만 시킨다는데. 이건 정말 다른 사람이잖아."

"아니요, 소문은 진짜예요. 단지 바뀌려고 한 계기가 있었던 것뿐이에요. 이게 그 것이긴 한데요."

 

 두 사람에게 보이도록 왼쪽 손목을 보였다. 거기에 새겨진 한 줄기의 선을 본 두 사람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건 기분 좋은 건 아니니까. 그럼, 야단맞을까, 거부당할까.

 

"타카토(孝人)[각주:11], 바로 손목시계를 가져와 줘. 코토네는 정좌!"

 

 이후, 엄청나게 혼났다. 전생에 여러 가지 경험하고 있던 나도 무서울 정도로 무서웠다. 그거야 말씀하고 있는건 이해합니다. 함부로 목숨을 버리지 말라거나, 가족을 생각하라거나, 그 후의 민폐도 생각하라던가.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코토네에게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반성했니? 반성했다면 시계를 차고 바로 설거지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건네준 손목시계를 살펴보니 가죽 벨트가 꽤 비싼 것이었다. 이걸 차고 설거지를 하면 고장 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사오리 씨를 보니 빨리하라는 듯이 노려보고 있었기에 시계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괜찮은 건가, 고장 나면 변상도 무리인데. 그렇지만 설거지를 시작할 때 아무 말도 안 하시니까 괜찮겠지.

 

"능숙하네. 소문으로는 이런 일은 안 해봤을 텐데."

"인생, 새옹지마입니다[각주:12]. 익숙해지는게 빠를 뿐이에요."

 

 설마 '전생에서 해봤어요' 라고는 할 수 없으니 적당히 둘러대자. 다만 찻집이라 그런지 설거짓거리가 꽤 많았다. 내일은 근육통이 생기려나? 코토네의 몸은 정말 허약하다. 아르바이트에 폐가 되지 않게 정말 단련해야겠다.

 

"아냐, 코토네 덕분에 빨리 끝냈어. 이러면 채용해도 문제없겠네. 하지만 이런 일 말고도 접객 일도 있으니 각오해고 오도록 해."

"바라는 바입니다."

 

 사오리 씨에게도 허락받고 정식으로 여기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휴, 다행이다. 이것으로 평범한 생활을 향한 첫걸음이야.

 

"맞다, 밥 먹고 갈래? 저녁밥은 카레니까 사양하지 않아도 돼."

"아니, 코토네는 아까 샌드위치를 먹은 지 얼마 안 됐다고."

"잘 먹겠습니다!"

"먹고 가는 거냐?!"

 

 아까만 해도 좀 부족했다고. 게다가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두면 식비를 아낄 수 있다! 이러한 것이 절약의 첫걸음의 지름길이겠지. 우선 방으로 돌아가면 콘센트부터 전부 빼놓자.

 

"그럼, 집으로 가볼까? 여기랑 이어져 있으니까 가깝단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돼서 사오리 씨네 집에 도착하니 이미 한 소녀가 식탁에 앉아 있었다. 아마 이 아이가 따님이겠지. 활동적으로 보이는 용모에 현재 복장과도 잘 어울렸다. 앉아서 나를 바라보는 눈이 매섭다. 그거야, 보통 모르는 사람과 어머니가 같이 왔으니까 당연히 이상하겠지.

 

"카오리(香織), 이쪽은 아르바이트로 새로 뽑은 아이란다."

"키리사키 코토네 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핫?! 에, 키리사키 코토네라니 그 아가씨!? 그런 사람 좀 뽑지마, 엄마!"

 

 우와, 정말 미움받고 있나 보네. 그야 당연한 거지만, 코토네를 알고 있다는 건 같은 학원의 아이일 테지. 동갑이려나, 선배려나? 음, 선배는 없네.

 

"아니야, 소문과는 달리 착실한 아이야. 아가씨라는 느낌도 전혀 안 들고."

"지금 완전히 서민이니까요."

 

"엣, 무슨 말이야?"

"저택에서 쫓겨나 오늘부터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그간 있었던 행동들을 반성하고 의식개혁 중이에요."

 

 의식개혁이라고 해도 이미 개혁은 끝났지만 설명하는 것도 번거롭고, 믿기 힘든 일이니까. 우선은 다른 사람들의 이미지를 바꿔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어. 확실히 이게 제일 어려운 일이겠지만.

 

"믿을 수 없어."

"바로 믿으라고 하면 저라도 믿지 않겠죠. 가게에 해가 가지 않도록 할 테니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런 건 멀리 내다보면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 번에 바로 믿으면 오히려 내 쪽에서 더 수상하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학교가 개학하면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을테니 현재 학교 안에서 이미지를 바꿀 방법은 딱히 없다. 어쨌든 지금처럼 솔직하게 머리를 숙이는 것처럼 성심성의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잠깐만, 딴사람이지? 그 이상한 화장[각주:13]도 없으니까 누군지 모르겠어, 학원에서 보는 이미지랑 다르잖아."

 

 분명히 그 과도한 화장은 아니지. 외모는 좋은데 그 화장 때문에 이미지가 최악이었으니까. 어떤 게 원인이든 간에 왜 어울린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네. 왜 그런지 알고 있지만. 참고로 지금은 생얼[각주:14]이다. 화장법을 모르기도 하지만 병원 안에서 화장할 수는 없으니까. 앞으로도 화장할 생각은 없고말이야.

 

"그리고 화가 날 정도로 버릇없고, 말을 하면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고...."

"카오리!"

"정말 죄송합니다."

 

 비록 내가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원래 주인이었던 사람의 잘못은 전부 내가 감당해야 한다. 그것이 이 몸을 떠안은 나의 성의이다. 게다가 적어도 가족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면 그만큼 죄책감이 엄청나니까. 게다가 사오리 씨처럼 믿어 주는 사람도 있는 만큼 그런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 되겠지.

 

"하아, 너도 그 정도로 해라. 밥 식는다."

"하지만 아빠!"

"그러면 점장으로서 말하지. 코토네를 채용하는 건 내 판단이다. 책임은 모두 내가 진다!"

"아니에요, 책임은 제가 져야 맞는 얘기예요."

"직원의 책임은 점장이 지는 거다. 그게 사회지."

"확실히 그렇지만, 그거하고 이건..."

"아! 됐으니까! 밥부터 먹자고. 사오리, 접시!"

 

 정말 좋은 사람이야. 전생에 이런 사람이 상사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이제 와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 그러고 보니 나중 일도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되겠는데 취직이냐 진학이냐? 혹시라도 계속 집에서 쫓겨난 채로 있을지도 모르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네.

 

"자, 딴생각 그만하고 어서 먹어라"

"아, 죄송합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타카토 씨의 말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어느새 눈앞에 카레 라이스가 놓여 있는 것도 몰랐으니 꽤 깊이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그보다, 옆쪽에서 보는 시선이 따가운데. 옆에서 주는 눈초리 피하면서 끊임없이 한입... 오, 적당한 매운맛[각주:15]과 향기가 정말 조화롭다. 그야 찻집을 할 정도니까 밥이 맛있는 것도 당연하겠지?

 

"정말 맛있네요. 아까 샌드위치도 그렇고 사오리 씨는 정말 요리를 잘하시네요."

"고마워라. 참고로 이 카레는 카오리가 만든 거야."

"헤에, 가게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에요."

"그렇게 아첨해도 나는 안 넘어갈거야. 뭐, 더 먹고 싶으면 더 주긴 할께."

 

 잘 먹었습니다. 어떻게든 미소가 나오는 걸 무리하게 숨기려 하지만 얼굴에 다 드러난다[각주:16]. 츤데레 같네[각주:17]. 이런 부모님들이 키운다면 나쁜 아이는 아니겠지. 왠지 흐뭇하네. 이런 여동생이 갖고 싶었는데.

 

"뭐, 뭐야?"

"귀엽다고 생각해서요"

"하아?!"

"맞아, 카오리는 귀엽단다. 츤데레인 점이 좋지."

"엄마까지!!"

"카오리는 귀엽고말고. 이건 정의다!"

"아빠까지 엉터리 같은 소리 하지 마!

 

 카오리는 태클을 거는 쪽이구나. 하지만 이런 가족들이니까 이런 성격이 된 거겠지?

 

"아, 한 그릇 더 주시겠어요?"

"분위기 파악 좀 해!"

 

 카오리 씨의 태클도 상관없다. 맛있는 것은 잔뜩 먹지 않으면 다음에 언제 먹을지 모르니까. 아, 아낄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네.

 

"또 얼굴에 그늘져있네."

"절약하면서 자취하려니까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돼서요. 최악의 경우에는 우동으로만 버티려구요."

"너, 정말 아가씨가 맞는 거냐? 들으면 들을수록 이미지가 무너지는데. 자 한 그릇 더"

 

 그건 알맹이는 서민 남자니까. 지금부터 그 호화로운 생활로 돌아가라고 말해도 진심으로 빠져 나갈 거다[각주:18]. 오히려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 거절할 거야.

 

"고맙습니다. 앞으로 생활은 그런 느낌이네요. 생활비 5만 엔으로 다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금방 바닥날 테니까요."

"엣, 5만 엔은 큰돈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쓰면 수도세, 전기세[각주:19]로 1만이나 2만, 식비는 외식한다면 비슷할 꺼고 전화 요금은 이미 알고 계시겠죠. 그나마 월세 걱정은 없어서 다행이네요."

"우와, 너무 모자라잖아. 그래서 아르바이트 하는 거였구나.  혼자 사는 거 동경했었는데 힘들구나."

"그보다 잘 알고 있구나. 코토네는 혼자 산 적은 없었지?"

"여러 가지로 알아봤어요."

 

 위험해, 전생의 생활 탓인지 생생하게 말해 버렸다. 하지만 생각 없이 사용하면 전기료만 상상 이상으로 들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피해야 하겠지만. 에어컨은 사치니까 여름은 지옥이려나. 여름에 선풍기라도 찾아볼까?

 

"그러고 보니 집안일도 잘하던데. 설거지나 치우기밖에 못 봤지만 묘하게 익숙한걸."

"사, 사오리 씨까지"

 

 진짜 위험해, 탄로 날 것 같아. 그렇지만 이제 와서 서투르게 행동하면 수상해 할 것이고, 채용해줄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가사 능력에 대해선 숨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전생에 여자력[각주:20] 높다고 들었으니까. 앗, 왠지 우울해지네.

 

"뭐, 어때. 우리 입장에서는 도움 되면 좋지!"

"아니, 시작은 점장님이 하셨는데요."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 혹시 괜찮다면 자고 갈래?"

"사오리 씨의 말씀은 감사하지만, 아마 관리인분께 오늘 간다고 연락이 가 있을 테니까요."

"아, 그러면 할 수 없겠네. 뭐, 다음 기회로 할까?"

"아빠, 진심이야?"

"정말로 진심이다. 역시 종업원과 친목을 다지려면 이런 이벤트가 있어야지."

"아, 그러고 보니 제 번호를 가르쳐 드리지 않았네요. 음, 종이 같은 게 있나요?"

"쓰지 않아도 돼. 내 스마트폰에 등록할테니 번호 좀 알려줘.

"어, 괜찮나요? 제 번호를 안다는 걸 들키면 큰일이잖아요?"

"괜찮아. 내가 결정한 거니까. 자, 빨리 알려줘."

 

 오~ 개혁 1일째 첫걸음부터 순조롭다. 그리고 백지였던 연락처 란에도 등록이! 카오리가 먼저 부모님에게 보내고 나에게도 전화번호를 보내 주었더니 더욱더 많아졌다! 감동이다.

 

"왜 그러니? 그렇게 기쁜 일이니?"

"백지였는데 한 번에 3개가 늘었더니 너무 기뻐서요."

"엣!?"

 

 그런 불쌍한 아이를 보는 것 같은 눈은 그만두시죠. 확실히 외톨이였으니까 무슨 말을 들어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카오리씨도 타카토 씨도 그렇게 흐뭇하게 쳐다보지마!


*작가 말

 한 화당 분량이 제각각었는데 이번 화는 그보다 배가 됬으니 그 무모함이 무섭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생활비는 친가에서 생활하기에 적당합니다. (※??)

 

※1 원래는 여기서 타카토가 이름을 밝히나 그 다음 코토네가 "아니요 ~~"라고 하는 부분이 있어 약간 이상하기에 없어도 된다고 없앴습니다. 그래서 본문과는 약간 차이가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 ?????????????

 

※ 이 글은 현재 수정판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번역한 분과는 문단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대화할 때 한 번에 많은 수가 들어가서 누가 어떻게 말하는지 햇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의하시길 바람니다.

 

2. 24. 1차 맞춤법 수정 및 번역 퇴고 완료


  1. 한 방면에서는 버림을 받아도 다른 방면에서는 인정해 주는 사람도 있다. [본문으로]
  2. 普通に生活していたら無理だぞ 평범한 생활이라고 하면 어색해서 의역 [본문으로]
  3. 水道光熱費に食費 수도광열비에 식비 [본문으로]
  4. 足が出る 예산을 넘다. 손해보다 [본문으로]
  5. シーチキン(Sea Chicken) 다랑어나 가다랑어를 샐러드유에 담근 통조림. 출처 - 네이버 사전 [본문으로]
  6. 飛びつかせてもらいます. 飛付く- 덤벼들다. 유행이나 리더를 따르다 [본문으로]
  7. 役立たずだったら目も当てられない. 目も当てられない -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다. [본문으로]
  8. 凄いギャップだ。 다른말로 바꾸면 느낌이 이상해져서 원어로 [본문으로]
  9. 我儘(방자하다) [본문으로]
  10. 絶賛絶縁(절찬절연) 공식적으로 인연을 끊다. 절찬이 '지극히 칭찬함'이라는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서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11. 타치바나 사오리(橘 沙織)의 남편 혹은 '타카히토'지만 타카토로 통일합니다 [본문으로]
  12. 人生色々です 인생은 여러가지(일, 상황 등)이 있다. [본문으로]
  13. ドギツイメイク 화려한 화장. 화려하거나 짙은, 과도한 화장 [본문으로]
  14. スッピン 생얼, 맨얼굴 [본문으로]
  15. 中辛 중간 매운맛 [본문으로]
  16. バレバレだ 헛점을 들어내다 [본문으로]
  17. このツンデレである [본문으로]
  18. 素で引く [본문으로]
  19. 水道光熱費 수도광열비 [본문으로]
  20. 女子力 여자로서의 매력. 또는 여성적임을 이야기 하는 단어 [본문으로]